저도 처음엔 "설마 우리 아이가 독감에 걸리겠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입학 첫 해 겨울, 반 친구가 인플루엔자에 걸린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제 딸이 40도 가까운 고열로 사흘을 앓아누웠습니다. 그때부터 새학기 건강 관리를 남 일처럼 흘려듣지 않게 됐습니다. 3월이 다가올수록 감염병, 안전사고, 식습관 문제가 한꺼번에 몰려오는 시기임을 부모가 되어서야 실감하게 됩니다.학교는 감염병이 번지기 가장 좋은 환경입니다일반적으로 감염병은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에게만 문제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면역력보다 더 결정적인 건 '밀집 환경'이었습니다. 학교 교실은 비말 감염(감염된 사람의 침방울을 통해 병원체가 전파되는 방식)이 일어나기에 최적의 조건입니다. 쉽게 말해, 아이 한 명이 ..
건강은 열심히 챙기려 할수록 잘 잡히지 않는다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저는 그 말이 처음엔 그냥 지나치는 말인 줄 알았는데, 가까운 지인이 건강검진에서 혈당과 간 수치가 한꺼번에 무너진 걸 보고 나서야 제대로 이해했습니다. 특별히 아픈 데가 없었는데도 그랬습니다. 늦은 식사, 술자리, 운동 부족이 조용히 쌓인 결과였습니다.60점을 계속 넘기는 것이 건강의 본질입니다저도 한때는 건강이 당연히 제 편인 줄 알았습니다. 야근하고 늦게 먹고, 피곤하면 커피로 버티고, 운동은 바쁠 때 제일 먼저 포기했습니다. 직접 겪어보니 이런 생활이 얼마나 빠르게 몸을 갉아먹는지 잘 모릅니다. 아프지 않으면 괜찮다고 착각하기 때문입니다.그런데 사람의 몸은 어떤 커트라인처럼 작동합니다. 60점 이상이면 합격이고 59점이면 빵점이..
소방관으로 일하다 보면 건강검진 결과지를 제대로 들여다볼 여유가 없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주변 사람이 건강검진에서 단백뇨 판정을 받은 뒤 병원을 다니게 됐고,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처음으로 신장이라는 장기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습니다. 아무 증상도 없는데 신장이 나빠져 있다는 게 가능한 일인지, 그때 처음으로 제 검진 결과지를 다시 꺼내 봤습니다.증상 없는 위험, 신장이 조용히 망가지는 이유신장이 무서운 이유는 심장이나 폐처럼 당장 신호를 보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만성콩팥병은 1, 2단계에서는 특별한 자각 증상이 거의 없고, 어느 정도 진행된 뒤에야 피로감, 부종, 혈뇨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이 "얼굴이 좀 달라 보인다"라고 해서 병원에 갔더니 이미 중기였더라는..
야근이 몰리는 시기마다 저는 어김없이 편의점 도시락과 믹스커피로 버텼습니다. 배가 더부룩하고 피로가 쌓이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시점부터 집중력도 흐릿해지고 괜히 기분이 가라앉는 날이 늘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장 상태와 기분이 연결될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주변 지인의 경험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관련 연구들을 찾아보면서 그 생각이 조금씩 바뀌었습니다.장과 뇌는 실제로 연결되어 있다우울감이나 무기력함을 겪고 있는 분들이 주변에 한두 명쯤 있습니다. 그 원인을 이야기할 때 보통은 업무 스트레스, 수면 부족, 인간관계 문제를 먼저 꼽습니다. 장 상태를 떠올리는 분은 거의 없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최근 과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개념 중 하나가 바로 장-뇌 축(Gut-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