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어지럼증을 꽤 오랫동안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구급 업무를 하면서 어지럼증 환자를 여러 번 접했는데도, 처음엔 "피로나 빈혈이겠지" 하고 넘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함께 근무하던 지인이 운전 중 갑자기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느낌에 8차선 도로 한복판에서 차를 세울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이 병이 단순한 어지럼증이 아니라는 걸 실감했습니다.세상이 도는 공포, 회전성 어지럼증이란구급 현장에서 어지럼증 환자를 만날 때마다 제가 느낀 건, 말과 실제 증상 사이의 간격이 생각보다 크다는 점이었습니다. 환자들은 단순히 "어지럽다"라고 하지만, 막상 보면 서 있을 수조차 없고 눈을 뜨는 것조차 힘들어합니다. 특히 회전성 어지럼증(vertigo)을 호소하는 환자들은 "바닥이 움직..
검사 결과지를 손에 쥐고 "이상 없음"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오히려 더 막막했습니다. 분명히 배가 아프고 화장실을 찾아야 하는데, 몸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니.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까다로운 이유는 바로 이 지점입니다. 원인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 직접 겪어보니 이게 단순한 소화 문제가 아니라는 걸 뒤늦게야 알았습니다.장이 왜 아픈지 몰랐던 시절직장 생활을 하던 때였습니다. 중요한 발표나 외부 행사가 잡히면 어김없이 아침부터 배가 뒤틀렸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장염이려니 하고 넘겼습니다. 그런데 검사를 해봐도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결과만 반복됐고, 저는 그때마다 '그럼 도대체 왜 아픈 거지'라는 생각을 반복했습니다.당시에는 유산균만 잔뜩 챙겨 먹으면 나아지겠거니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야근이 길어지고 ..
솔직히 저는 구급 현장에 있으면서도 폐섬유증이 이렇게 무서운 병인지 몰랐습니다. 폐가 딱딱하게 굳어간다는 개념 자체를 제대로 이해한 건 한 어르신을 만나고 나서였습니다. 마른기침이 몇 달씩 이어져도 사람들이 감기 후유증으로 넘기는 현실, 그리고 그 사이 조용히 진행되는 병의 무게를 그때 처음 실감했습니다.감기인 줄 알았는데, 폐가 굳어가고 있었다제가 구급 현장에서 처음 그 어르신을 만났을 때, 솔직히 단순 폐렴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라고 생각했습니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이란 기도가 만성적으로 좁아져 공기 흐름이 막히는 호흡기 질환으로, 흡연자에게서 흔히 나타납니다. 어르신도 오랜 흡연력이 있었고, 걸어도 숨이 차고 집 안에서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어하셨으니까요.그런데 병원 진단 결과는 폐섬유증이었..
65세 이상 남성의 약 80%가 전립선 비대증을 경험한다는 통계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저는 이 숫자를 아버지가 비뇨의학과 진단을 받고 나서야 실감했습니다. "나이 들면 다 그런 거지"라는 말 한마디로 넘기기엔, 그 질환이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훨씬 컸습니다.왜 야뇨증이 단순한 노화가 아닌가아버지가 처음 증상을 호소했을 때, 저도 솔직히 나이 탓이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밤에 두세 번씩 깨서 화장실을 다녀오시는 날이 반복되면서, 수면 부족이 낮 시간 피로로 이어지고, 결국 장거리 운전도 꺼리고 모임에서도 화장실 위치부터 확인하시는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그때 느꼈습니다. 이건 단순히 화장실을 자주 가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전립선 비대증은 방광 바로 아래 위치한 전립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