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결과지를 손에 쥐고 "이상 없음"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오히려 더 막막했습니다. 분명히 배가 아프고 화장실을 찾아야 하는데, 몸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니.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까다로운 이유는 바로 이 지점입니다. 원인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 직접 겪어보니 이게 단순한 소화 문제가 아니라는 걸 뒤늦게야 알았습니다.장이 왜 아픈지 몰랐던 시절직장 생활을 하던 때였습니다. 중요한 발표나 외부 행사가 잡히면 어김없이 아침부터 배가 뒤틀렸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장염이려니 하고 넘겼습니다. 그런데 검사를 해봐도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결과만 반복됐고, 저는 그때마다 '그럼 도대체 왜 아픈 거지'라는 생각을 반복했습니다.당시에는 유산균만 잔뜩 챙겨 먹으면 나아지겠거니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야근이 길어지고 ..
대장암 발생률이 최근 10년 사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예방법으로 늘 나오는 말은 "소시지 줄이고, 운동하고, 술 끊어라"뿐인데, 저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왜 그래야 하는지 이해가 안 돼서 오래 흘려들었습니다. 원리를 알고 나서야 비로소 행동이 달라졌습니다.대장암의 공격인자: 사실 범인은 '변'이었습니다대장이 처리하는 것은 딱 하나, 변(便)입니다. 소장에서 영양소를 최대한 흡수하고 남은 찌꺼기와 장내 세균 덩어리가 대장을 통과하는 구조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대장암이 왜 항문 바로 위쪽, 직장(直腸) 부위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지 직관적으로 이해가 됩니다. 변이 가장 오래 머무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대장암에서 말하는 공격인자(攻擊因子)란, 대장벽을 지속적으로 자극하거나 손상시키는 물질이나 상태를 뜻합..
야근이 몰리는 시기마다 저는 어김없이 편의점 도시락과 믹스커피로 버텼습니다. 배가 더부룩하고 피로가 쌓이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시점부터 집중력도 흐릿해지고 괜히 기분이 가라앉는 날이 늘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장 상태와 기분이 연결될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주변 지인의 경험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관련 연구들을 찾아보면서 그 생각이 조금씩 바뀌었습니다.장과 뇌는 실제로 연결되어 있다우울감이나 무기력함을 겪고 있는 분들이 주변에 한두 명쯤 있습니다. 그 원인을 이야기할 때 보통은 업무 스트레스, 수면 부족, 인간관계 문제를 먼저 꼽습니다. 장 상태를 떠올리는 분은 거의 없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최근 과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개념 중 하나가 바로 장-뇌 축(Gut-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