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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앞둔 친구 부부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저도 처음엔 그냥 흘려들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임신 준비에서 남성의 역할이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 실감했습니다. 임신은 여성만의 숙제가 아니었고, 남성의 생활습관 하나하나가 실제로 결과를 바꿀 수 있었습니다.

정액검사, 왜 남성도 먼저 받아야 하는가
제가 직접 겪어보니, 아니 정확히는 가까운 친구를 통해 옆에서 지켜보니 이 부분이 가장 충격이었습니다. 친구 아내는 엽산을 꼬박꼬박 챙겨 먹고 산부인과 검진도 빠지지 않았는데, 정작 친구 본인은 "나는 건강하니까 괜찮겠지"라며 아무 준비도 하지 않았습니다. 임신이 예상보다 늦어지자 결국 두 사람 모두 검사를 받게 되었는데, 거기서 나온 결과가 친구를 멈추게 했습니다. 정자 운동성이 평균보다 낮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정자 운동성이란 정자가 난자를 향해 얼마나 활발하게 이동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이 수치가 낮으면 수정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친구는 그 사실을 그날 처음 알았다고 했습니다. 평소에 술도 자주 마시고, 야근이 일상이었으며, 흡연까지 하고 있었는데도 임신 준비는 아내 몫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던 것입니다.
실제로 정액검사를 받으러 오는 남성들 중 절반 가까이가 정자에 이상 소견을 보인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호르몬 불균형, 고환 기능 저하, 정계정맥류(고환 주변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된 상태로, 정자 생성 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등 원인도 다양합니다. 정자가 새로 만들어져 성숙하기까지는 약 3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최소 3개월 전부터는 검사를 받고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맞습니다(출처: 대한남성과학회).
임신 준비에서 정액검사를 챙겨야 하는 이유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정자의 수, 운동성, 형태 이상을 조기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 호르몬 이상이나 정계정맥류 같은 치료 가능한 원인을 발견할 기회가 됩니다.
- 정자의 DNA 손상 정도를 확인해 배아 발달 가능성을 미리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 이상이 있을 경우 생활습관 교정이나 치료를 통해 수치를 개선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생활습관이 정자의 질을 바꾼다
친구가 검사 결과를 받고 나서 바뀐 것들이 있었습니다. 금연을 시작했고, 술자리를 눈에 띄게 줄였으며, 체중도 감량했습니다. 커피를 하루 네다섯 잔씩 마시던 습관도 두 잔 이내로 줄였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변화가 4개월 만에 수치를 바꿀 수 있다는 게 처음에는 반신반의였는데, 실제로 이후 검사에서 정자 상태가 호전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저도 솔직히 놀랐습니다.
흡연이 정자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구체적입니다. 담배 연기는 정자의 DNA 단편화(DNA Fragmentation)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DNA 단편화란 정자의 유전 정보가 끊어지거나 손상된 상태를 의미하는데, 이 수치가 높으면 수정이 되더라도 배아 발달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정자 수정 능력이 약 30% 낮고, 정자 수 자체도 최대 17.5%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BMI(체질량지수)도 빠질 수 없는 요소입니다. BMI란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비만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 지표입니다. BMI가 정상 범위를 벗어날수록 테스토스테론을 비롯한 정자 생성 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들고, 정자의 수와 운동성, 형태 모두 나빠지는 경향이 있습니다(출처: 세계보건기구(WHO)). 음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지속적인 과음은 비타민 A 대사 작용을 저해해 정자 운동성을 떨어뜨리고, 남성호르몬 수치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카페인의 경우, 절대 마시면 안 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고용량 섭취가 정자 DNA 손상과 연관될 수 있다는 연구가 있기 때문에 하루 200mg 이내, 즉 아메리카노 두 잔 수준으로 조절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한 가지 더 이야기하자면, 고환 온도 관리도 중요합니다. 정자는 정상 체온보다 약 2도 낮은 환경에서 가장 잘 만들어집니다. 꽉 끼는 속옷이나 바지, 장시간 자전거 타기, 사타구니 부근에 스마트폰을 두는 습관 등이 고환 온도를 높여 정자 생성에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영양제와 함께 부부가 같이 준비하는 것의 의미
제가 그 친구 부부를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영양제나 검사보다도, 임신 준비를 아내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한다는 태도로 바뀌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 변화가 실제로 두 사람 모두에게 심리적으로도 큰 차이를 만든 것 같았습니다.
남성에게도 엽산 섭취가 권장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분이 많습니다. 엽산은 체내 세포 분열과 DNA 복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수용성 비타민입니다. 정자가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정상적인 염색체 구조를 갖추려면 세포 분열이 정확하게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엽산이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그래서 임신 계획 3개월 전부터 남성도 엽산을 미리 복용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비타민 D, 비타민 C, 코엔자임 Q10(Coenzyme Q10) 같은 항산화 성분도 함께 챙기면 도움이 됩니다. 코엔자임 Q10이란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에서 에너지를 생성하는 데 관여하는 물질로, 정자의 운동성을 유지하는 데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정자 수 자체를 늘리는 효과는 제한적이지만, 이미 만들어진 정자가 활발하게 움직이도록 돕는 역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저는 한 가지 아쉬운 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오해하면 안 됩니다. 유전적 요인, 선천적 호르몬 문제, 여성 측 건강 상태 등 복합적인 요소가 함께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부부가 함께 전문의와 상담하며 각자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임신 준비에서 남성이 해야 할 일을 임신 전 3개월 기준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정액검사 및 호르몬 수치 확인
- 금연, 절주, BMI 정상 범위 유지
- 카페인 섭취 하루 200mg 이내로 조절
- 엽산 및 항산화 영양제 복용 시작
- MMR 백신(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예방접종), A형·B형 간염 항체 확인 및 접종
임신 준비를 여성 혼자 짊어지는 것은 이제 옛날이야기입니다. 친구 부부가 함께 준비를 시작하고 나서 결국 임신 소식을 들었을 때, 저도 덩달아 기뻤습니다. 부부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함께 몸을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임신 확률을 높이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임신 준비를 시작하셨다면, 남성도 오늘부터 같이 움직여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 임신 준비와 관련된 검사 및 치료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진료를 하다보면 종종 임신 준비를 위해서 내 화란 환자들이 있습니다 여성분들의 경우에는 임산부 영양제 엽사를 복용해 란 등 다양한 임신준비 방법들이 알려져 있지만 낭송 들이 해대는 준비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이하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