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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퇴골 골절 이후 1년 내 사망률이 10~20%에 달합니다. 이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좀 과장된 이야기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는 지인에게 실제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골다공증은 통증 없이 조용히 진행되다가, 단 한 번의 낙상으로 삶 전체를 뒤흔드는 질환입니다.

골밀도는 35세 이전에 결정된다
골다공증을 이해하려면 골밀도(Bone Mineral Density)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먼저 알아야 합니다. 여기서 골밀도란 뼈 안에 칼슘과 인 같은 무기질이 얼마나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사람의 뼈는 35세 전후로 최대 골량에 도달한 뒤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합니다. 다시 말해, 20대까지 얼마나 뼈를 튼튼하게 만들어 두느냐가 나중에 골다공증이 생기느냐 마느냐를 상당 부분 결정짓는다는 뜻입니다.
저도 한때 체중 감량에 집착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식사를 대폭 줄이고 유산소 운동만 반복하다 보니 체중은 줄었지만, 뼈 건강 같은 건 머릿속에 없었습니다. 당시에는 골다공증이 완전히 노인의 문제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런데 극단적인 다이어트로 저체중 상태가 지속되면 최대 골량 자체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그 시절이 적잖이 후회됐습니다.
뼈를 만드는 데 있어 운동의 종류도 중요합니다. 수영이나 자전거처럼 부하가 적은 운동보다 달리기나 점프처럼 중력과 충격이 뼈에 직접 전달되는 부하 운동(Weight-bearing exercise)이 골 형성에 더 효과적입니다. 여기서 부하 운동이란 뼈와 근육이 체중을 버티면서 물리적 자극을 받는 운동 방식을 의미합니다. 청소년기와 20대에 이런 운동을 충분히 해두는 것이 30대 이후 골밀도 감소 속도를 늦추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입니다.
칼슘 섭취, 식품이 먼저다
국내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인의 평균 칼슘 섭취량은 권장량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출처: 보건복지부). 그만큼 칼슘은 의식적으로 챙기지 않으면 만성적으로 부족해지기 쉬운 영양소입니다.
칼슘 섭취는 보충제보다 식품으로 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우유, 치즈, 멸치, 두부 같은 식품이 대표적입니다. 다만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흔히 칼슘에 좋다고 알려진 시금치나 일부 채소에는 수산(Oxalate)이 함께 들어 있는데, 수산이란 칼슘과 결합해 장에서 흡수되지 못하게 방해하는 성분입니다. 그래서 시금치를 많이 먹는다고 칼슘 흡수가 그만큼 늘어나지는 않습니다.
골다공증 진단을 받은 분들에게는 칼슘과 비타민D 보충제가 함께 처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칼슘 보충제 중에는 탄산칼슘(Calcium carbonate) 제제처럼 위산이 있어야 잘 흡수되는 종류가 있고, 속 쓰림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기서 탄산칼슘이란 가장 흔한 칼슘 보충제 형태로, 위산이 충분한 식후에 복용하는 것이 흡수율을 높이는 데 유리합니다. 본인 상태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비타민D는 햇빛을 받아야 피부에서 합성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대기 오염도 심한 데다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르는 문화가 일반화되어 있어, 실외에서 시간을 보내도 비타민D가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국내 성인의 비타민D 결핍 비율은 상당히 높은 편으로, 뼈 건강을 위해 혈중 비타민D 수치를 한 번쯤 확인해 보는 것을 권합니다.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지금 당장 확인해야 할 핵심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칼슘 섭취는 식품이 기본이며, 보충이 필요한 경우 제제 종류를 확인할 것
- 비타민D는 햇빛 노출과 필요 시 보충제 병행
- 30대 이후에도 달리기, 근력 운동 등 부하 운동을 꾸준히 유지할 것
- 저체중, 폐경, 흡연, 스테로이드 장기 복용은 고위험 인자로 인식할 것
BMD 검사, 이런 분은 지금 바로 받으세요
골다공증은 뼈가 약해지는 병이지, 아픈 병이 아닙니다. 통증이 없으니 본인이 모르는 채로 수년간 진행되다가 넘어지는 순간 비로소 드러납니다. 요양병원 지인이 해준 이야기 중 제가 가장 충격적으로 들었던 부분도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침대에서 내려오다가, 혹은 화장실에서 미끄러지다가 대퇴골이 부러진 어르신들이 수술 후에도 6개월 이상 누워 지내면서 근육이 급격히 빠지고 폐렴이나 욕창 같은 합병증으로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골절 자체보다 그 이후의 연쇄적인 건강 붕괴가 훨씬 무서웠습니다.
골밀도를 측정하는 표준 검사는 BMD 검사(Bone Mineral Density test)입니다. 여기서 BMD 검사란 이중에너지 X선 흡수법(DEXA)을 이용해 척추와 대퇴골 부위의 골밀도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검사로, 통증이 전혀 없고 누운 채 10분 내외로 끝납니다. 현재 동네 병원에도 대부분 장비가 갖춰져 있습니다.
검사를 권장하는 대상은 다음과 같습니다(출처: 대한골다공증학회).
- 65세 이상 여성, 70세 이상 남성
- 조기 폐경이 된 여성 또는 폐경 이후 여성
- 가족 중 골다공증 관련 골절 경험자
- 저체중, 흡연, 과음 등 위험 인자 보유자
- 스테로이드를 3개월 이상 장기 복용한 경우
광고에서 특정 칼슘 제품이나 건강식품만 먹으면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홍보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이미 골다공증 진단을 받은 분이라면 검증된 골다공증 치료제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약제에 따라 골절 위험을 최대 70%까지 낮출 수 있다는 데이터가 있는데, 이를 두고 과장 광고를 믿고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있어 안타깝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건 단순히 건강 문제가 아니라 정보의 문제입니다.
뼈 건강은 문제가 생긴 뒤에야 움직이게 되는 분야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문제가 생기기 훨씬 전에 준비를 마쳐야 효과가 있습니다. 지금 당장 통증이 없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는 것이 바로 골다공증입니다. 위험 인자에 해당하거나 오랫동안 뼈 건강을 신경 쓰지 않았다면, BMD 검사 한 번으로 현재 상태를 먼저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결과가 좋으면 다행이고, 나쁘게 나왔다면 그때부터라도 제대로 관리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의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